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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이름 바꾸고 싶은 대부업계…업황 악화에 반년째 지지부진
작성일시
2021.02.23 13:54
조회수
7
내용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대부업계가 '대부업'이라는 명칭 대신에 새로운 이름을 찾고 나섰지만 반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부업 명칭 변경은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등록한 '등록 대부업자'와 불법 사체업자로 분류되는 '미등록 대부업자'가 혼재하고 있는데, 이를 엄격히 구분하기 위한 작업이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공감대 형성이 안된 상태인 데다 작년 2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업권 자체가 고사할 위기에 처하면서 추진 동력을 잃은 상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금융협회는 지난해 11월 '대부업 명칭 공모전'에서 6개 우수 명칭을 선정했지만, 최종 명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대부업을 대체할 이름으로는 ‘생활금융(대상)’, ‘소비자여신금융(최우수상)’, ‘편의금융(최우수상)’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2월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 시장이 고사 위기에 몰리면서 명칭 변경 작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분석이다. 24% 금리 제한에 대출 취급하던 대형 대부업들이 다 빠져나가는 등 법망 내의 대부업은 시장성을 잃고 있다. 대형 업체인 산와머니도 석달째 신규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실에 따르면 대부업 회원사는 지난해 기준 69개로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된 지 1년만 전년 대비 17개사가 없어졌다. 신용대출자는 16만명으로 전년대비 21.4% 감소했고, 대출규모도 2조원 축소돼 실제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자는 39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하반기 대부업 명칭 변경을 국회에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대부업계가 고사 직전에 있고, 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진출이 커지는 등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금융당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대부업법 개정은 금융위원회 소관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 명칭 변경은 업계 차원에서 의견 제시 정도로 보고 있다"며 "대부업 명칭을 꼭 바꿔야 하는지 아직 그 필요성이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업계가 대부업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대부업'이라는 이름이 불법 사채와 혼동하기 쉬운 데다 어음할인, 채권추심, 개인대개인(P2P) 연계대출 등 대부업의 다양한 업태를 총칭하는 용어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부금융협에 따르면 대부업 이용자 5명 중 1명은 합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용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난다. ‘미등록 사금융’과 법 테두리망에서 적정금리를 받는 업권이 같이 인식돼 정식업체과 은행권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받는다는 판단에서다. 
 
리드코프, 산와머니, 러시앤캐시와 같은 대형 대부업체들도 부정적 이미지를 달지 않기 위해 '대부'라는 이름을 브랜드에 적용하지 않았다. 대부업법상 전체 매출액에서 대부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으면 상호에 대부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 명칭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부업자 등이 영업행위를 할 때에는 상호와 함께 '대부' 또는 '대부중개'라는 글자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적어야 한다.
 
길거리에 뿌려진 불법사채 전단지. 사진/ 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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